[여름제주여행(8)]올레길 7코스 걸어봤습니다.
- ---과거 자료---/여름 제주도
- 2019. 7. 21. 00:45
제주도 해안을 따라 걷는 올레길 7코스
올레길은 제주섬의 가장자리를 따라 걷는 길입니다. 총 26코스 425km로 구성되어 있죠. 이 중 올레길 7코스는 제주도 남쪽 해안을 따라 걷는 17km 정도의 길입니다. 경치가 아름다워 많은 올레꾼들이 걷는 길입니다.
올레길 7코스는 억새와 들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해안올레로 외돌개 등 서귀포 해안의 절경이 모여있다. 손으로 일일이 돌을 골라 만든 '일강정 바당올레'는 더 가까이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구간이다. -JeJu Olle Passport 7코스 설명
총거리 | 17.6km |
위치 | 서귀포 ↔ 월평올레 |
소요시간 | 약 5~6시간 |
경유지 | 21 |
난이도 | 중 |
*출처- 카카오맵
올레여행자센터에서 출발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올레여행자센터입니다. 올레길 7코스 출발점이자, 7-1코스, 6코스의 도착점이죠.
여기서 여권을 구매(2만원)하면 직원분이 올레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합니다. 올레길은 지도를 보지 않아도 따라갈 수 있게, 여러 표식으로 길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올레길을 안내하는 표식들입니다. 이것만 잘 봐도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혹여나 길을 잃어버렸을 땐, 카카오맵에 있는 올레길 코스를 보고 찾아가면 됩니다.
작가의 산책길
오전 10:50. 첫 코스는 작가의 산책길이었습니다. 공원 같은 길이라 구경하면서 지나갔습니다.
독특한 조형물들이 많아 눈이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외돌개 전망대
삼매봉에 올라갔는데, 어제 한라산 산행으로 인한 무릎 통증이 발생했습니다. 내리막 내려갈 때 급하게 가서 무릎에 부담이 컸던 것 같습니다.
외돌개로 가는 길입니다. 넘실대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걸었습니다.
외돌개입니다. 외돌개는 돌이 홀로 서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높이는 20m, 폭은 7~10m입니다. 화산이 폭발하여 분출된 용암지대에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돌기둥으로 시스텍(Sea stack)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속골
오후 12:30. 조금씩 비가 떨어지지 시작했습니다.
빨리 걸으면 금방 도착할 것 같았습니다. 길도 잘 정비되어 있어 험하지 않았고, 바닷바람이 계속 불어와 선선했거든요. 한 3시간 걸으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돔베낭골을 지나 서귀포여자 고등학교를 지나갈 때쯤 빗줄기가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우산을 챙기지 못했던 저는 편의점에서 우산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의도 챙겨 왔지만, 막상 필요할 땐 써먹지 못했네요.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면서 컵라면도 하나 먹었습니다. 왠지 지금 안 먹으면 후회할 것 같았는데,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빗속을 걷는 건 체력소모가 크더라고요.
빗 속의 풍경도 그리 나쁘진 않았습니다. 다만, 비 때문에, 우산을 들고 사진 찍기가 힘들더군요. 아래에 있는 나무는 댕강나무입니다. 꽃이 예쁘게 피어서 한 컷 찍었습니다.
속골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엄청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우체통에 편지를 보내는 건데, 생긴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페인트칠이 깔끔했습니다.
오후 01:16. 속골에 도착했습니다. 속골은 수량이 매우 풍부하고 골짜기가 깊은 계곡이 바다까지 이어집니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이 여름 더위를 식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미 더위를 충분히 식혔기 때문에 그냥 지나갔습니다. 다리에 붙여진 이정표를 봤는데, 절반도 오지 않았습니다. 이때 포기할까 생각했었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왔거든요.
법환포구까지
수봉로입니다. 수봉로는 2007년 12월, 올레지기 '김수봉' 님이 염소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삽과 곡괭이만으로 만든 길입니다. 사람의 힘만으로 만들었음에도 길이 험하지 않아 걷기 좋았습니다.
비가 많이 오고 있었지만, 계속 걸었습니다.
정글 터널길을 지났습니다. 정글처럼 수풀이 우거진 길이었는데, 진흙이 많아 질척거리고 미끄러웠습니다. 터널길을 지나니 해안가가 나왔습니다.
해안가로 난 길은 돌길이었습니다. 조약돌이 많고, 바닷바람이 거셌습니다. 비까지 오는 바람에 우산 들고 걷기엔 힘든 길이었습니다.
일냉이와 공물 쪽 길을 걸었습니다. 흙길입니다.
오후 1:40. 오른쪽 무릎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밥을 먹은 지 좀 되기도 해서 법환포구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법환 어촌계 횟집에서 회덮밥을 먹었습니다. 가격은 12,000원. 시장이 반찬이라 순식간에 해치웠습니다.
일강정 바당올레
점심을 먹으니 힘이 났습니다. 다리에 붓기도 빠지고 비도 그쳐서 걸음 속도를 높였습니다.
도로를 지나 다시 흙길과 정글터널길이 나왔습니다. 돌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어 걷기 편했습니다.
알고 보니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돌을 고르고 옮긴 길이었습니다. 검은 돌들이 융단처럼 깔렸다는 설명이 딱 맞는 길이었습니다.
올레길 중엔 사유지도 있어 이렇게 리조트나 캠핑카가 모인 곳을 지나가기도 합니다.
올레길 7코스 중간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말머리 안에 있는 스탬프를 찍고 이동했습니다.
바람개비가 있는 길을 지나갔습니다. 제가 느꼈던 바닷바람의 세기를 바람개비가 잘 표현해주는 것 같습니다. 풍력발전으로 돌려도 될 정도로 힘차게 돌아갔습니다.
오후 03:00. 올레길 7코스 11km 지점을 통과했습니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힘이 났습니다.
돌담길을 지나 얼마나 걸었을까
켄싱턴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켄싱턴 리조트와 강정마을
바닷가 우체국입니다. 원래는 여기에서 중간 스탬프를 찍는데, 위치가 변경되었습니다.
켄싱턴 리조트는 사유지임에도 올레꾼들을 위해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저 멘트들은 당시 저에겐 하나도 와 닿지 않았습니다. 얼른 끝을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오후 3:28분. 강정마을을 지났습니다.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세워진다는 얘기는 알고 있었는데, 이미 지어졌는지는 몰랐네요. 이 길을 지나면서 해군과 강정마을 사람들 사이엔 건널 수 없는 골이 생겼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강정마을 길은 걷기만 했는데도 하나의 이야기를 들은 느낌이었습니다.
강정마을 길은 한적한 시골길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올레꾼들을 위한 표식들이 잘 되어 있어 지도 어플 없이도 문제없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월평포구를 지나고 마무리
오후 04:00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월평포구에 도착했습니다. 월평포구는 달빛을 은은하게 품은 작고 아름다운 포구란 뜻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동물개, 동물포구라고도 부릅니다. 작고 아담한 포구에서 바다로 나가는 배의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오후 4:20. 카카오 맵을 보니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습니다.
화훼단지를 지나 골목길에 들어서니 표식이 보였습니다.
동네 곳곳에 보이는 표식들이 소리 없이 '얼마 안 남았다'라고 응원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저 멀리 스탬프가 보입니다.
드디어 7코스 끝에 도착했습니다. 여기는 올레길 7코스의 마지막임과 동시에 올레길 8코스의 시작점입니다.
오른쪽 위에서부터 7코스 시작, 중간, 끝 의 인증도장입니다. 23코스의 모든 스탬프를 모으면 인증서를 준다고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도전해보고 싶네요. 하지만 오늘은 아닙니다.
얼마나 걸렸을까?
올레길 7코스 탐방 과정을 어플로 측정했습니다.
걷기 코스 | 올레길 7코스 |
거리 | 20.2km |
시간 | 05:49:18(휴식시간 포함) |
평균속도 | 3.7km |
기온 | 23ºC / 28ºC |
카카오맵에는 17km라고 되었는데, 측정 결과는 20km가 나왔습니다. 걸음수는 42,000걸음이 나왔네요. 군대 시절 행군했을 때 이후로 제일 많이 걸은 것 같습니다.
올레길은 한적했습니다. 여기서 사고 나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1시간에 1~2명 마주치곤 했습니다. 다음에 갈 때는 2명 이상 같이 갈 생각입니다.
둘러보기
아래는 올레길 7코스를 돌아보면서 찍은 풍경들입니다.
올레길은 잘 만든 길입니다. 길을 걸으면서 올레길을 만든 분의 디테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걷길 잘한 것 같습니다.
다녀간 곳
제주 올레길 7코스
외돌개
속골
법환 어촌계 횟집
강정마을
월평포구
마무리
한라산과는 또 다른 제주의 매력
맑은 날에 다시 한번 가 보고 싶은 길
체력소모가 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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