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 사건 정리
- ---과거 자료---/이슈
- 2020. 3. 23. 01:35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2019년 2월부터 수십여 명의 여성을 협박하여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하고, 이를 텔레그램을 통해 약 3만 명 이상의 이용자들에게 판매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입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피해 여성 74명 중 16명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 큰 사회적 파장을 가져왔죠. 2019년 11월 한겨레의 단독 보도 내용이 한국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공유되며 공론화되기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2020년 3월 16일~17일 '박사방' 운영자가 검거되고 여러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여 대중들에게도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개요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텔레그램 n번방은 2019년 초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하여 수십 개에 이릅니다. '여교사방', '여군방', '여경방', '여간호사방', '여중생방', '여아방' 등 가해자의 취향에 따라 방이 지속적으로 생기고 사라졌다.#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 수능 갤러리 등의 남초 사이트에서는 대부분이 낚시성 글이지만 링크를 거래하거나 공유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용자들이 암호화폐로 거래를 하고 텔레그램은 서버를 국외에 두고 이용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컸다.
한겨레에서는 텔레그램에 유통되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제보를 받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추적을 시작했고, 현재도 계속하여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겨레의 보도가 시작되자 박사방을 비롯한 텔레그램 n번방에서는 취재팀 기자의 신상을 털어서 협박하려고 했습니다. 박사는 기자 신상을 털면 10만원 후원으로 인정해 특별한 방에 입장시켜주겠다고 공지하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정보
텔레그램 n번방은 텔레그램 닉네임 '와치맨'이 개설하여 운영한 채팅방입니다. '와치맨'(watchmen)이라고도 불리는 '감시자'는 성착취물 유통 사이트 소라넷의 계보를 잇겠다면서 성착취물 유통 사이트인 AVSNOOP 이름을 딴 블로그 'AV스눕'을 개설하고 자신이 만든 '고담방'을 블로그 배너에 걸어 홍보하였다. 이렇게 블로그를 보고 고담방에 들어온 텔레그램 사용자들과 불법 성인 사이트, 성인 음란물 관련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고담방은 텍스트와 링크만 전송할 수 있는 형태로 설정해두었다.) 그리고 후술할 '박사방'도 고담방이 주요 홍보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갓갓'은 2019년 2월 1번부터 8번까지 이름이 따로 있는 8개의 텔레그램 방인 일명 'n번방'을 만들고, 자신이 텔레그램을 탈퇴한 2019년 9월 이후에는 n번방 권한을 '와치맨'에게 넘겨버렸죠. 각 방에는 3~4명, 도합 20~30명의 피해자들에게서 받아낸 수백개의 영상이 올라오는데, 방마다 300명에서 700명 사이의 이용자들이 들어와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최소 30명 이상으로 추청됩니다.
갓갓은 이렇게 만든 n번방을 2019년 2~3월 무렵 트위터 등의 SNS에서 약 5만원 이하의 금액으로 판매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구매한 n번방을 판매한 가격보다 높게 되팔이 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n번방 자료 일부가 외부에 유출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판매를 하던 도중, 2019년 7월 후술할 고담방에 '갓갓'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유는 알 수 없으나 n번방 링크가 모여있는 채팅방의 링크를 자신의 텔레그램 프로필 소개에 적어놓은 다음, 고담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유포하기 시작합니다.
2019년 2월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 수능 갤러리, 일베저장소에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갈무리본이 떠돌아다녔고 게시판에는 이에 동조하는 게시글이 우후죽순 올라왔다. 텔레그램 이용자는 이 무렵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대한민국 구글 플레이 앱 랭킹 상위권에 올랐다. 한겨레는 가해자들이 양진호를 필두로 한 '웹하드 카르텔', 그리고 정준영을 필두로 한 정준영 게이트 사건 이후 웹하드와 카카오톡 단톡방을 피해 텔레그램으로 숨어들었고 일베저장소 유저들이 일베 몰락 이후 텀블러로 이주했으나, 텀블러의 몰락 이후 텔레그램으로 옮기면서 영향이 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n번방에는 음란물 유포 혐의로 신고횟수가 누적되면 방 입장이 차단되는 점을 이용하여 신고하기 위해 잠입한 이들도 있었으나, 비밀방 마스터들은 '완장방', '링크 정보 공유방', '당나라' 방 등의 '대피소'방에 대기하다가 방이 폭파되면 새로운 방을 만들고 대피소방에 링크를 올리는 방식으로 제재를 회피했습니다. 관리자의 완장질을 피하기 위해 만든 '평등방'도 있었습니다.
2019년 7월 기준 고담방에는 약 4,000여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은 고담방 자체에서는 사진, 이미지 형태의 파일 전송이 불가능하자(감시자가 전송 기능을 막아놓았다), 파생방을 만들어 고담방에 링크로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파생방 하나에만 음란물 3,000여 개가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n번방에는 청소년 피해자의 성착취 영상이 대부분이었으며, 이들은 지시에 따라 개처럼 짖거나, 남성 공중화장실에서 나체로 바닥에 널부러져있거나, 카메라를 응시하며 자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갓갓은 고담방에서 "이정도 되면 누구 하나 죽는 애 나와야하는데 죽었다는 소리 못 들어봄ㅋ 한 명만 죽어도 본보기 오질텐데 경찰들은 매일 처놀기만 하고" 등의 역겨운 말들로 조롱했습니다. 이들은 여성을 흔히 피싸개라고 불렀습니다.
n번방은 2019년 9월 초 사라졌고, 고담방을 운영하던 감시자의 블로그 역시 폐쇄되었으나, 2019년 7월 1천여 명이었던 텔레그램 고담방은 동년 11월 7천여 명까지 늘어나 n번방 링크 구걸글이 한동안 올라왔습니다.
갓갓과 와치맨은 아직 잡히지 않았으며 현재 경찰이 계속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 두 피의자는 각기 다른 지방경찰청에서 추적하고 있다고 합니다.
텔레그램 n번방 정보
한 대학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던 20대 중반 남성인 조모씨는 '박사'라는 이름으로 2019년 9월 경 갓갓의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폐쇄될 무렵 고담방에 등장했습니다. 고담방에서 자신이 만든 '맛보기방' 링크를 유포하며 더 많은 자료를 원하면 입장권을 구입하고 들어올 수 있다고 유도하였습니다. 견제자들은 박사를 방에서 강퇴하거나 박사방에서 도배를 하며 견제를 했으나, 박사는 견제자들의 신상을 털어 공개하면서 이들을 눌러버렸죠. 실제로 저렇게 공개된 신상으로 인해 한 이용자는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박사는 성착취 영상을 유포하는 텔레그램 n번방을 3개 만들었습니다. 생성과 폐쇄를 거듭하면서 최소 수백 명에서 최대 1만명의 유료 회원들이 입장했던 것으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해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건 공론화 이전 박사방에 입장한 유료회원이 3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옵니다. 이 방에는 입장료 60만원짜리 '고액후원자방'은 '양질의 자료를 주기적으로 관리해 수질이 유지되는 방'이란 소개가, 입장료 25만원짜리 '하드방'은 '한국형 스너프 제작 및 공유방'이라는 소개가, 마지막으로 입장료가 150만원에 이르는 '최상위 등급방'에는 '실시간 노예방으로 이루어진 최강의 방'이라고 소개가 되어있습니다. 최상위 등급방은 텔레그램보다 보안이 철저한 위커에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맛보기방', '게시판' 등 또한 있었습니다. 비밀방에는 비밀방 '관리자'인 '찐', '느므', '김승민', '이기야', '부따' 등과 피해자들과 다른 텔레그램 비밀방을 협박하는 '직원', '구마적', '용기', '지킬박사 원경학' 등이 있었습니다. 박사는 이들에게 피해자 성폭행 지시, 자금세탁, 성착취물 유포, 대화방 운영 등을 맡겼으며, 신변 노출을 막기 위해 직원들과 텔레그램으로만 대화하도록 했습니다. 공범 중 사회복무요원들은 구청 등에서 피해자들과 유료 회원들의 신상을 캐내어 협박 수단으로 사용했습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반응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하거나 '''링크를 요구하는 등 비정상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사건을 알리거나 지지하는 유명인들에게 사상검증을 요구하는 등 여성혐오를 표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이와 반대로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이 사건이 남성혐오로 쓰이고 자신들끼리 왜곡된 정보를 주고받는 사람들도 늘어났습니다.
이번 사건에 있어 사회적 관점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2차 가해나 특정 성별에 대한 무차별적인 혐오가 대안이 되어선 안 됩니다. 가해자에 대한 강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에 대한 조치가 중심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2019년 12월 16일 '텔레그램 성착취 신고 프로젝트 ReSET' 트위터 계정이 생겼습니다. 운영자 인터뷰 이외에도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 등 여러 성폭력단체에서 공동대응에 나섰습니다.
사건이 터진 2020년 3월 21일 새벽 네이버에는 해당 방에 입장한 가해자들이 흔적을 지우려는 시도를 하여 텔레그램 탈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해당 사건은 2019년 여름부터 수능 및 국내야구 갤러리 등 디시인사이드 각지에서 n번방 URL 낚시및 후기를 게시 했기에 이전부터 알고 있었을 거라는 예상이 되었고, 2차 가해에 관련하여 나무위키에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후에 누군가가 이를 루리웹을 비하하기 위해 타 커뮤니티로 바꿔 넣고 디시인사이드를 비롯한 외부 커뮤니티에서 집단적인 개입을 요청한 문서 훼손이 확인되었습니다.
한국 트위터에서는 실시간 트렌드로 n번방에 대한 강력 처벌과 대응을 요구하는 캠페인이 진행 중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133개에 대해 20회에 걸쳐 접속차단 시정요구 조치를 취했습니다. 텔레그램 측에서는 시정요구를 받아들여 133개 모두 삭제했습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일명 '박사'를 검거한 것을 환영한다며 법원의 강력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팀' 운영진이 2020년 3월 19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텔레그램 성착취 주동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디시인사이드를 시작으로 타 커뮤니티에서 루리웹과 운영자를 공격하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여성가족부 산하 여성인권진흥원에서는 2020년 2월 6일 텔레그램 불법 촬영 피해자를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로 접수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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