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무(1)] 야근근무하면서 힘든 점

저는 2017년 11월부터 2019년 06월까지 1년 7개월 동안 주, 야간 교대 근무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죠. 오늘은 야간 교대근무를 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야간근무를 하면 몸이 안좋아진다?

 

야간근무를 시작하기 전, 직원 분들을 통해 여러 얘기를 들었습니다. 야간근무를 하면 수명이 10년 단축된다는 얘기도 있고, 이가 빠진다는 얘기, 잠을 자지 못한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야간근무를 하면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공통된 의견은 '야간근무 끝나고 잠을 잘 자야 한다'였습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도 야간근무 자체의 힘듦보다는 끝나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누적된 피로를 그대로 가지고 출근하는 점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퇴사하고 주간 근무만 할 수 있는 직장으로 가는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갈만한 데가 마땅치 않았죠. 그래서 정면 돌파하기로 마음먹고 야간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밤에 잠이 안 온다...

 

야간 근무는 오후 7시 출근, 새벽 5시 퇴근입니다. 첫 근무는 졸리긴 했지만, 할만했습니다. 군 생활 때 당직 부사관 근무와 비슷했죠. 이 정도면 할만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2주 야간근무를 마치고 주말을 보냈습니다. 주간 근무 전날, 밤 11시에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옵니다. 눈은 말똥말똥하고, 정신은 멀쩡해 몸을 이리저리 뒤척입니다. 결국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합니다. 이불속에서 굽은 등으로 유튜브나 게임을 하다 보니 어느덧, 새벽 5시입니다. 갑자기 슬슬 졸리기 시작하고, 잠에 듭니다. 그리고 오전 7시. 알람이 울리고, 저는 1시간 반을 자고 일어납니다. 정신은 꿈나라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월요일 아침은 지하철 손잡이에 온몸을 기대며 반쯤 잠든 상태로, 뇌가 아닌 척수가 안내하는 대로 몸을 움직여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이 패턴은 목요일까지 반복됩니다. 금요일쯤 돼서야 수면 패턴은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도 야간에서 주간으로 넘어가는 기간이 제일 힘듭니다. 이건 교대근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샤워하는데 코피가 나네?

 

주간 근무를 했을 때, 체력관리 목적으로 헬스장에 다녔었습니다. 주 3회 이상은 꾸준히 다녔죠. 야간 근무를 할 때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출근했습니다. 처음에는 할만 했습니다. 이렇게 체력관리하면 되겠구나 했습니다. 그리고 겨울이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겨울이 성수기라 일이 많습니다. 야간근무 때 쉬지도 못하고 일만 하다 퇴근하는게 일상이었죠. 그리고 몇 주뒤, 일어났는데, 몸이 좀 무거웠습니다. 별일 아니겠지 생각하며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는데, 갑자기 입에서 쇠맛이 느껴졌습니다. 손을 대니 피가 한바가지였습니다. 극심한 피로로 코피가 났던 겁니다. 결국 저는 한동안 운동을 쉬었습니다. 야간근무가 몸에 주는 데미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약속잡기가 힘들어

 

교대 근무를 하면 친구들과 약속 잡기가 힘들어집니다. 2주는 야간근무이기 때문에 저녁 약속을 잡을 수 없죠. 그래서 2주 주간근무 안에 약속을 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주간 1주 월요일~목요일은 컨디션이 꽝이라 약속을 잡지 못합니다. 그러면 친구들과 시간 맞추는 건 더욱 힘들어지죠. 그래서 주간 근무만 했을 때보다,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여름과 겨울

 

여름은 날이 덥고 습합니다. 그래서 잠이 잘 안 오죠. 전 몸에 열이 많아서 낮에 분명 잠을 못 잘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미리 방에 에어컨을 달아 두었습니다. 그래서 열대야는 무사히 넘겼지만, 숙면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겨울은 오히려 잠자기에는 괜찮았습니다. 날이 춥다 보니 바닥에 전기장판을 깔고 잤는데, 그게 숙면에 도움이 됐습니다. 등에 뜨뜻한 장판을 깔고 자면 야간근무 후에도 숙면 1분 컷이었죠. 몸은 힘들었지만, 잠자기에는 좋았던 겨울이었습니다.

 

의외의 복병(소화기능 저하, 우울증)

 

 

야간근무 1주 차가 끝나고 주말이 왔습니다. 제 생체 시간은 파리에 도착했고 오후 6시는 제게 오전 9시가 되어 있죠. 정신은 말짱합니다. 하지만 밤에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기 때문에 저는 야식을 먹고, 게임이나 인터넷을 했습니다. 그리고 동이 틀 무렵 잠에 들었습니다. 이렇게 몇 달 생활하니 2가지 단점이 보였습니다. 첫째는, 소화기능이 떨어집니다. 몸이 일을 하면 휴식을 취하듯, 장기도 일정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그런데, 야밤에 야식을, 그것도 잠자기 1시간 전에 먹고 자니, 제 위는 쉴 수 있는 시간을 박탈당했죠. 그래서 설사가 자주 나오고, 항상 속이 더부룩해졌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유산균 음료를 달고 살았지만, 별 효과는 없었습니다. 배도 좀 나오더라고요. 한동한 운동한 게 도루묵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두 번째 단점은, 우울해집니다. 잠이 부족하면 정신은 피로해지고, 피로감이 지속되면 우울한 기분도 지속됩니다. 그래서 조금만 기분 상하는 일이 생겨도 쉽게 우울해지죠. 이 우울감은 주로 새벽에 심해집니다. 그래서 그런 우울감을 쫓아내고 싶어 더욱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제 게임 캐릭터 레벨이 올라갈수록 우울감도 같이 올라가더라고요. 악순환이죠. 그렇게 우울감이 올라가면 몇 주 고생하곤 했습니다.

 


 

내일은 제가 야간근무를 하면서 깨달은 건강관리법과 야간근무에서만 볼 수 있었던 여러 일들에 대해 포스팅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작성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관련글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