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책은 어떻게 될까? [생각]

3D 프린터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이제 금형의 시대는 가고, 3D 프린터의 시대가 올 거라 생각했습니다. 금형은 틀 제작이 필요한 반면, 3D 프린터는 데이터만 있으면 되거든요. 하지만 3D 프린터는 금형의 생산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죠. 같은 물건을 만들었을 때, 금형은 30~40초가 걸리지만, 3D 프린터는 3~4시간이 걸렸습니다. 결국 3D 프린터는 금형의 일부분을 대체했을 뿐, 금형의 자리를 밀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인터넷이 나오고, 전 세계 명소들의 이미지가 온라인 상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전세계를 둘러볼 수 있겠구나. 여행 갈 필요가 없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전문가들은 이제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은 줄어들 거라 예측하기도 했죠. 하지만 인터넷에 퍼져있는 사진과 동영상들을 보고 오히려 여행 가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이제 인천공항은 휴가 시즌만 되면 해외로 여행 가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책은 어떨까요? 요즘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많이 줄었습니다. 책 대신에 읽을 게 생겼거든요.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지하철, 버스에서 할거 없으면 스마트폰을 꺼내서 기사나 유튜브를 봅니다. 스마트폰은 인터넷과 연결되 있기 때문에 읽을 게 무궁무진하죠. 그래서 앞으로 책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합쳐서 디스플레이라 하겠습니다)는 책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했습니다. 동네 서점이 줄고, 책읽는 사람이 줄어들어도, 대형 서점들은 건재하고,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작은 서점들은 늘어나고 있죠. 저도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끼고 살고, 전자책 어플(리디북스)로 책을 보지만, 한 달에 1권 이상 책을 삽니다. 화면을 터치해서 넘기는 게 아닌, 손끝으로 책장을 넘기는 느낌이 좋기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보단 책이 눈의 피로가 덜한 것도 있고요.

 

우리가 공부할 때도, PDF파일보단 책을 많이 쓰죠. 간편하기 때문입니다. 메모하기도 쉽고, 공부할 때, 책을 펴기만 하면 끝입니다. 태블릿이 이 분야에선 강력한 경쟁자이지만 가격 때문에 아직은, 종이로 교과서도 나오고, 전공서적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관공서의 문서들을 책을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서를 PDF 파일을 만들어 저장하지만 데이터가 손실될 경우를 대비해 따로 책을 만들어 서고에 보관하기도 하죠. 그리고 기업들의 제안서나 포트폴리오도 책으로 만듭니다. 아직은 컴퓨터 파일보단 책이 고객사들에게 어필하기 쉬워서일까요. 아무튼 지금 책은 사라지기는 커녕 인쇄 기술과 디자인 프로그램의 발달로 만들기 더 '쉬워'졌습니다. 그래서 책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은 POD(Print On Demand) 기업을 통해 스스로 포토북을 만들거나, 소량으로 책자를 만들어 개인 출판을 하기도 하죠.

 

그래도 우리가 흔히 보는 책들은 보통 출판사 '회사'들이 만듭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있는 정보들보단 좀 더 짜임새 있고 보기 좋게 만들죠. 수익을 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정보를 찾을 때, 책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터넷에선 찾기 힘든, 전문성 있는 정보들을 도서관 책들에게서 얻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점은 미래에선 역전될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준다면, 인터넷에서도 양질의 정보가 쏟아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구글과 네이버에선 학술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요즘 나오는 자료들은 인터넷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정보 제공으로서의 책의 역할은 지금보다 줄어들 것 같습니다.

 

옛날부터 책은 인류의 오랜 정보전달과 습득도구였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지금 혹은 앞으로 나올 신기술들에게 일부 자리를 내어줄 수는 있습니다. 뭐 조금 더 내어줄 수도 있죠. 그래도 책만의 고유한 느낌은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책은 계속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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